아프리카를 여행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의 첫 반응은 ‘위험하지 않나?’, ‘너무 멀지 않나?’라는 우려입니다. 하지만 직접 한 걸음 내딛고 나면, 아프리카는 그 어떤 대륙보다도 강렬하고 진솔한 풍경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붙잡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대륙을 어떻게 여행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지역별로 핵심 코스를 알면 여행의 윤곽이 그려집니다. 대중교통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그만큼의 보상을 해주는 곳이 아프리카입니다.
북아프리카: 모래, 시장, 문명과의 만남
북아프리카는 여행을 시작하기 좋은 구역입니다. 모로코, 튀니지, 이집트처럼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진 국가들이 많고, 중동과 유럽의 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모로코에서는 페즈의 수크(시장) 골목에서 길을 잃어보길 권합니다.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차를 마시고, 고양이들이 어슬렁거리며, 가죽 냄새와 향신료 냄새가 뒤섞인 채 살아 있는 도시처럼 느껴집니다. 마라케시의 장터는 북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줍니다.
이집트에선 피라미드만 보고 떠나지 말자. 룩소르, 아스완 같은 고대 도시에서 나일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며 과거 문명과 만나는 여행이 진짜입니다. 튀니지는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어 더 조용하고 매력적입니다.
동아프리카: 대자연 속에서 호흡하다
아프리카의 대표 이미지인 사파리와 대초원은 주로 동아프리카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르완다 등이 대표적입니다.
케냐의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 법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이른 아침 사파리 차량을 타고 출발하면, 초원에 떠오르는 햇살 사이로 기린과 코끼리, 그리고 운이 좋다면 사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규모로 압도합니다. 드넓은 들판을 달리는 누 떼의 대이동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광경입니다.
이 지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는 잔지바르(Zanzibar)입니다. 탄자니아 해안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이 섬은 아프리카의 카리브 해라고 불릴 정도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매혹적입니다. 북부 해변은 휴양지 분위기, 남부는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여행 스타일에 맞춰 선택할 수 있습니다.
중앙아프리카: 정글과 야생의 진짜 얼굴
중앙아프리카는 대중적으로는 덜 알려져 있지만, 모험적인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진짜 아프리카를 만나는 곳입니다. 콩고민주공화국, 가봉,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위치한 이 지역은 대체로 여행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그만큼 덜 훼손된 자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콩고 고릴라 트레킹은 평생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합니다. 트레킹을 통해 밀림 깊숙이 들어가면, 보호가 필요한 희귀한 마운틴고릴라 무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현지 가이드와 동행해 몇 시간을 걷다 보면, 자연과 인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서아프리카: 음악과 영혼의 리듬
서아프리카는 다른 지역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가나,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은 음악, 춤, 공동체 문화가 매우 발달한 지역입니다. 이곳에선 시장보다도 음악 축제가 더 활기차고, 어디서든 리듬이 흐릅니다.
가나는 아프리카 역사 중 가장 어두운 과거인 노예무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엘미나 성(Emina Castle)과 케이프코스트 성(Cape Coast Castle)을 방문하면 가슴이 묵직해지지만, 반드시 들러야 할 역사적 장소입니다. 반면 북부 지방에서는 초원과 사막, 무슬림 전통문화가 섞인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세네갈은 수도 다카르 외에도 음부르(Mbour) 같은 해안 도시가 인상적입니다. 이곳에서는 현지 어부들과 아침을 함께 시작하거나, 정통 세네갈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가장 여행하기 쉬운 아프리카
남아공, 나미비아, 보츠와나, 잠비아 등이 있는 남아프리카는 아프리카 여행을 한층 쉽게 해주는 지역입니다. 여행 인프라가 잘 되어 있고, 영어나 현지어 소통이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케이프타운은 자연, 도시, 문화가 적절히 혼합된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테이블 마운틴의 정상에 오르면 바다와 도시가 만나는 절경이 펼쳐진다. 근교의 와이너리 투어, 펭귄이 노니는 볼더스 비치, 희망봉 드라이브는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코스입니다.
나미비아에서는 ‘사막 위를 달리는’ 여행이 가능하다. 소서스플레이(Sossusvlei)의 붉은 사구, 스켈레톤 코스트(Skeleton Coast)의 죽은 배들은 황량하지만 경이롭습니다.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델타에서는 나무로 만든 보트를 타고 조용히 습지를 가로지르는 사파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행 준비와 추천 루트
아프리카는 나라마다 문화, 언어, 종교, 교통, 물가 등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여행 계획을 세우기 전 몇 가지는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 비자 필요 여부
- 예방접종(황열병, 말라리아 등)
- 환전과 카드 사용 가능 여부
- 물가 및 현지 SIM 사용 가능 여부
- 여행자 보험 필수
초행자에게 추천하는 루트는 다음과 같습니
다.
- 루트 A: 모로코 – 이집트 – 케냐 – 탄자니아 – 남아공
- 루트 B: 케냐 – 우간다 – 르완다 – 나미비아 – 보츠와나
- 루트 C: 가나 – 세네갈 – 모로코
이 루트는 대륙을 넓게 돌아보는 구성으로, 비행기를 병행하면 충분히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나면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돌아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곳이 가난과 위험만 있는 대륙이라는 편견이 틀렸음을 알게 됩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따뜻함, 풍부한 문화, 다양성과 자연의 위대함에 더 큰 감동을 받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와 고요한 초원, 강렬한 음악과 고요한 사막, 원시와 현대가 공존하는 이 대륙을 직접 경험해 보면, 진짜 여행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누군가가 묻습니다. “아프리카는 어땠어?” 말로 다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합니다. 다시 가고 싶어 집니다.